2011. 12. 18.

산책. 2011년 겨울


- 담배 맛있습니까?
= 맛있습니다.







2011. 12. 15.

2011. 9. 17.

충분하다


  대인관계, 집크기, 재정상태, 소유품, 지식, 애정과 관심도 등등 그 어떤 물적 심적 지적 대상이라도 그 규모와 범위를 내가 책임질 수 있는 만큼으로 한정해야 할 것이다. 그 밖의 것은 과감히 쳐내는 것이다. 많이 아깝더라도, 크게 상처를 주게 되더라도, 되돌리지 못할까 불안하더라도. 새삼스러운 얘기다. 하지만 좀처럼 잘 안되는 일이다. 책임진다는 건 내 품으로 끌어 안아 스스로 돌볼 수 있는 만큼을 안다는 것이다. 딱 그만큼이어야 한다. 그걸 못하게 되면 필연코 타인에게 지속적인 상처를 주게 되며, 무엇보다 자기 혐오의 수렁으로 빠져들게 된다. 이만하면 넉넉하다, 이만큼이면 아름답다고 나직이 되새김 할 만한 그 정도. 그 정도면 충분하다. 아무리 화려하고 다양하고 거대하고 지적인 것도, 제 책임을 벗어난 건 아름답지가 않다.

2011. 7. 15.

산책. 2006년 가을


산책. 2006년 가을
























2011. 4. 17.

고모의 필체




  고모 댁에 왔다. 일보느라 늦으신단다. 밥 못차려줘 미안하다며 빵과 과일을 쟁반에 담아놓으셨다. 고모의 필체를 처음 본다. 보통의 어른체가 아닌 것이 가장 눈에 들어온다. 문득, 지나오신 삶의 향이 스쳐왔다.
  뭉글뭉글한 기분이 되었다. 빵을 먹는 둥 마는 둥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