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10. 25.

정유정의 말







   진화심리학자인 데이비드 버스는 다음과 같은 요지의 주장을 펼쳤다. 인간은 악하게 태어난 것도, 선하게 태어난 것도 아니다. 인간은 생존하도록 태어났다. 생존과 번식을 위해서는 지노하과정에 적응해야 했고, 선이나 악만으로는 살아남을 수 없었기에 선과 악이 공진화했으며, 그들에게 살인은 진화적 성공, 즉 경쟁자를 제거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었다. 이 무자비한 '적응구조' 속에서 살아남은 생존자들이 우리의 조상이다.
  그에 따르면, 악은 우리 유전자에 내재된 어두운 본성이다. 그리고 악인은 특별한 '누군가'가 아니라, 나를 포함한 '누구나'일 수 있다.

  프로이드 역시 비슷한 맥락의 말을 했다. "도덕적이고 고결한 사람이라도 자신의 깊은 무의식 속에서는 금지된 행위에 대한 환상, 잔인한욕망과 원초적 폭력성에 대한 환상이 숨어 있다. 사악한 인간과 보통 인간의 차이는 음침한 욕망을 행동에 옮기는지, 아닌지의 여부에 달려있다."


  매번 다른 악인을 소설에 등장시키고 형상화 시켰다. 그러나 만족스럽지 않았다. 오히려 점점 더 목이 마르고 답답했다. 그들이 늘 '그'였기 때문이다. 외부자의 눈으로 그려 보이는 데 한계가 있었던 탓이다. 결국 '나'여야 했다. 객체가 아닌 주체여야 했다. 우리의 본성 어딘가에 자리 잡고 있을 '어두운 숲'을 안으로부터 뒤집어 보여줄 수 있으려면. 내 안의 악이 어떤 형태로 자리 잡고 있다가, 어떤 계기로 점화되고, 어떤 방식으로 진화해 가는지 그려 보이려면.
  나는 새 노트를 장만하고, 기억나지 않는 누군가의 말을 인용해 이렇게 썼다. "나는 마침내 내 인생 최고의 적을 만났다. 그런데 그가 바로 나인 것이다."

  당황스러웠다. 습작을 막 시작하던 시절처럼 막막하고 혼란스러웠다. 아니, 나 자신에게 실망스러웠다. 비로소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작가인 '나'가 어린 시절부터 학습해온 도덕과 교육, 윤리적 세계관을 깨버리지 못했다는 걸, 주인공인 '나'는 그런 것에 전혀 구애받지 않는 '맹수'인데. 더 나쁜 건, 그 틀이 깨지는 걸 두려워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나는 왜 인간의 '악'에 그토록 집착하는 것일까. 평범한 비둘기라 믿는 우리의 본성 안에도 매의 '어두운 숲'이 있기 떄문이다. 이를 똑바로 응시하고 이해해야 한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그러지 못한다면 우리 내면의 악, 타인의 악, 나아가 삶을 이협하는 포식자의 악에도 제대로 대처할 수 없다. 그런 의미에서 '나'의 분신 '유진'이 어떤 역할을 해주리라 믿고 싶다.

                                                        - 정유정, [종의 기원] 작가의 말 중에서


2016. 10.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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