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3. 31.

시와 첫돌

2022.3.31. 
시와 첫돌











2022. 3. 26.

건선증

레이먼드 카버 시집 번역본이 (드디어) 출간되었다.
기쁨에, 시를 한편 적어보았다.





건선증
                                                                                     

처음에 그는 그것이 그저 각질인 줄로 알았다
두툼하게 떨어지고
부분에서 부분으로
그러다 부분이라 할 수 없는 너비로 번져가는
피부들을 떼어내며 그는 그곳에 나쁜 생물이 살고 있다고 확신했다
더 이상 손 대기를 멈추고
이 나쁜 생물을 처치해야 했다 그것이 그의 할 일이었다
그는 갑자기
아주 정돈된 삶이 살고 싶어졌다
순서와 절차가 있고
이행과 불이행의 단순한 판정만이 존재하는 멸균의 세계
그는 그의 몸에 기거하는 나쁜 생물들을 그려보며
전류가 흐르는 듯했지만 그 생물이 몸 안에 기거한다는 사실 자체를
부정하려 하진 않았다
똑바로 보려고 했다
똑바로 보고
똑바로 죽이겠노라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