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12. 19.

청혼


청혼
                                                  
                                                                     진은영


나는 오래된 거리처럼 너를 사랑하고
별들은 별들처럼 웅성거리고

여름에는 작은 드럼을 치는 것처럼
네 손바닥에 두드리는 비를 줄게
과거에게 그랬듯 미래에도 아첨하지 않을게

어린시절 순결한 비누거품 속에서 우리가 했던 맹세들을 찾아
너의 팔에 모두 적어줄게
내가 나를 찾는 술래였던 시간을 모두 돌려줄게

나는 오래된 거리처럼 너를 사랑하고
별들은 귓속의 별들처럼 웅성거리고

나는 인류가 아닌 단 한 여자를 위해
쓴 잔을 죄다 마시겠지
슬픔이 나의 물컵에 담겨있다 투명 유리 조각처럼


- 진은영 시집 <나는 오래된 거리처럼 너를 사랑하고> 중에서




2022. 12. 3.

포르투갈 전 승리기념

20년 전. 
모두처럼 우리도 취해있었다.
거대한 기운에 홀려
아버지와 사진 한 장을 남기지 못했다.
간신히 이것이 남아있다. 



2022. 12. 2.

염기훈 사랑해

언제나 사람의 감동을 보여주는,
아름다운 선수 염기훈.
사랑합니다.💙🤍❤️









2022. 11. 4.

짧은 편지

일상에서 사람의 감동과 마주하긴 쉽지 않다.
그것이 일터라면 더더욱.
운이 좋았던 나는 감동을 주는 사람과 함께 일을 할 수 있었다.
예정된 작별이었지만 막상 보내드리는 마음은 허허했다.
짧은 편지글과 작은 선물을 드렸다.


2022. 10. 29.

승강플레이오프 2차전

정말 긴 시즌이었다.
한 번으로 충분했던 경험.
나도 울고 아내도 울고 옆 사람도 울고 하늘도 울었다.
수.원.언제나.우린.너와.함께해. 





 

2022. 10. 9.

금천예술공장 오픈스튜디오

차가운 가을 밤.
비를 뚫고 아이와 금천예술공장 오픈스튜디오에 다녀왔다.
작품들은 고르게 좋았다.
양승원, 유신애, 류성실, 차지량의 여전함을 보았고,
타이틀 <느슨한 포옹>처럼 묘한 안도감을 느꼈다.

현정윤의 공간에서 
아이가 울음을 와앙 터뜨렸다.
현정윤이 다가와서 달래주었다.













2022. 9. 25.

플로베르의 편지



내가   아름답다고 여겨지는 것은 내가 실천에 옮겨보고 싶은 바로 ()에 관  권의 외부 세계와의 접착점이 없는  권의 이다마치  지구가 아무것에도 떠받쳐지지 않고도 공중에  있듯이 오직 스타일의 내적인 힘만으로  혼자 지탱되는  권의 거의 아무런 주제도 없는아니 적어도 주제가 거의 눈에 뜨이지 않는(그런 것이 가능하다면 말이다 권의  말이다가장 아름다운 작품들은 최소한의 소재만으로  작품들이다표현이 생각에 가까워지면 가까워질수록 어휘는 더욱 생각에 밀착되어 자취를 감추게 되고 그리하여 더욱 아름다워지는 것이다.


                                  - 콜레트에게 보낸 플로베르의 편지중에서



2022. 8. 31.

woot coffee

일터 바로 건너 편에 
수원삼성 팬이 운영하는 카페(우트커피/ woot coffee)가
생겼다.
기적 같은 일이 벌어졌다고 생각했다.
기쁨과 흥분을 주체하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