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12. 16.

낡은 것들의 힘


낡은 것에는 힘이 있다. 낡고 또한 오랜 돌봄이 깃든 것엔 더 큰 힘이 있다. 물건도, 사람도, 관념도. 그들은 자신의 이야기를 갖고 있다. 내게도 그런 것이 몇가지가 있다. 오래 지켜온 것들. 적이 내치거나 잃었지만 한사코 붙들어 온 것들. 그들 덕에 나란 생활은 하여간 살아지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 오래 전 찍은 폴라로이드 한 장, 처음 그 사람과 나눠 가진 자개 단추 한 조각. 그리고 저 먼 기억들. 하나씩 되짚을 때마다 저마다의 이야기가 그려진다. 낡았으되 빛나는 것들. 오래 품어 간직될 것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