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8. 7.

졸라 섹시하다


작지만 지속적인 성취로 자존감을 두터이 해나가는 사람. 타인의 욕망을 욕망하느라 삶을 허비하는 대신 자신의 욕망을 발가 벗겨 그대로 바라볼 줄 아는 사람. 자기 성찰에 부단하지만 자아 중심성에 함몰되지는 않는 사람. 타인을 동정할 줄 알지만 결코 시혜적으로 굴지는 못하는 사람. 자신의 문제가 타인, 세계의 문제와 연결 되어있으며 그 반대 역시도 공히 성립됨을 온 감각으로 이해하는 사람. 저 한 몸뚱이가 아무리 기써본들 자연의 일부이며 따라서 아무리 작고 여린 것이라도 함부로 어찌해선 안된다 믿는 사람. 오직 자기 힘으로 감당할 수 있을 만큼만 말하고 행동하고 소비하는 사람. 이 지독한 세계에서, 그러나 끝내 살아남음으로써 무언가 지켜내고야 말겠다고 끊임없이 되뇌는 사람. 그런 사람. 졸라 섹시하다.

2013. 4. 23.

긴 호흡 느린 걸음


너무 많은 아름다움, 너무 많은 욕망의 부추김들이 사방 도처에 부비트랩처럼 널려 있다. 가히 자본의 과욕망과 포스트 모던의 오남용이 힘합쳐 만든 비극적 살풍경이다. 두 눈 밝게 뜨지 않으면 저들이 설계한 노름판 안으로 시시각각 포섭 당하게 생겼다. 아름다움을 가려볼 줄 아는 눈이 그 어느 시절보다 긴요해진 것 같다. 긴 호흡 느린 걸음으로, 가깝고 작은 것을 세심하게 자주 살피며 그걸 찾아가고 싶다. 그래야 할 것만 같다.

2013. 3. 29.

산책. 2013년 봄


산책. 2013년 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