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11. 3.

5 년

  2011년 3월 내전이 시작되었다. 벌써 5년의 세월이다. 8만여의 민간인이 사망했다. 그중 7000명은 아이들이었다. 정부비판 낙서로 시작된 정부군과 반군의 전쟁은 아랍의 봄기운을 빌어 타고 삽시간 화마처럼 온나라를 집어삼켰다. 연일 이어진 폭격, 방화, 공습들. 자유의 거리는 지워졌다. 아이들의 웃음소리 가득했던 골목길도 사라졌다. 폐허의 잔해 더미와 피로 흥건한 죽음의 냄새만이 남았다. 2013년 여름, 이스마엘은 마지막 메일을 보내왔다. “지금 이곳엔 죽음의 기운밖에 없어. 저번달엔 에븐시장 한복판에 TNT폭탄이 떨어졌다니까. 준비되는대로 여길 뜰거야. 우린 정부군도 반군도 서방 지원 세력도 아무도 믿지 않아. 모두 다 적일 뿐이야.“ 그가 살아 남았는지 그랬다면 지금쯤 어디에 있을지 이후 소식은 모른다. 의사가 되겠다던 알레포 시장의 요거트 소년과, 컴퓨터 공학도가 되겠다던 홈즈의 소년과, 성직자가 되고 싶다던 라타키아의 소녀도 역시 어찌됐는지 모른다. 그들은 어디에 있을까. 그 운명은 어째서 아직까지도 저들에게만 그토록 무거운 짐을 내려 지우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