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12. 17.

오직 살아남는 것만이


지역혐오, 노키즈존, 보복운전, 층간다툼, 캣맘혐오, 여성혐오 등등등. 온갖 혐오증와 히스테릭에 질식중인 이 사회. 넘쳐나는 소셜포비아들. 명백한 파시즘의 전조다. 늘 갈등은 있어왔으나 지금의 양상인 적은 없었던 듯. 높은 공격성은 낮은 자존감에 바탕한다는 게 범죄심리학의 제1명제인데, 오늘날처럼 개개인의 존재감이 처참히 말살 당하는 일이 일찍이 없었던 바, 기이한 현상은 아닌 것이다. 작금의 혐오증은 그러니까 자연한 수순이다. 너무 많은 자극들, 너무 많은 욕망의 부추김들. 그러나 그걸 미처 좇을 수 없는 경제사회적 처지. 그런 내 처지가 크게 개선될리 없을 거란 낙담, 불안, 절망. 독재에 맞서기처럼 뚜렷한 적도 없는 시대. 오직 살아 남는 것만이 유일한 저항이 되어 버린 시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