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1. 18.

아피찻퐁 위라세타쿤의 말



  영화를 찍을 때, 나는 내가 그때 느끼는 것을 많이 반영한다. [열대병]을 찍을 때, 나는 가족, 사랑, 자금문제 등 모든 문제에 대해 우울했고, 영화의 모든 것이 다운된 분위기로 표현했다. 그래서 [열대병]을 보는 당신의 시각과 나의 시각은 다를 수밖에 없다. [열대병]의 대화나 로케이션은 모두 내 경험에서 나온 것이다. 그런 면에서는 다큐라고 할 수 있을 것 이다. 일기 같다. 10년 전을 돌이켜보는 나의 기분을 반영하는. 영화인이라면 자신의 관점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것이 내 관점이다. 그렇다면 당신의 관점은 무엇인가? 젊은 영화감독들에게 필요한 것은 바로 자신의 관점이 아닐까. 나처럼 영화를 찍는다는 것은 정말 장난이 아니다. 파이낸싱 측면에서도 희생이 필요한 게 있다.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나는 타이에서 다른 일들을 하기 때문에 운이 좋은 편이다. 나는 디자인 컨설팅, 뮤직비디오 제작 같은 일들도 한다. 처음에는 눈치를 봐야 할 일도 많지만 일단 크게 성공을 거두면 하고 싶은 대로 할 수 있지 않나. 그때는 치사하게 굴어도 된다. 이런 게 해피엔딩 아닐까.
                                        - 아피찻퐁 위라세타쿤, [씨네 21] 인터뷰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