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7. 7.

할머니

한 세월 많은 고생을 하셨다. 지금쯤 할아버지를 만나셨을까. 내 결혼식을 너무도 보고 싶어 하셨다. 그 불덩이의 육신으로도. 한 발자욱조차 당신 힘으론 어려우셨으면서도. 애미야 나 안죽어. 안죽을거야. 어머니, 어머니가 왜 돌아가셔요. 마지막 길은 결국 어머니가 배웅해드렸다. 지독한 애증. 가장 큰 슬픔은 엄마에게 들어찼다. 숫제 몸으로 반응이 왔다. 가볍잖은 대상포진이 살갗에 피었다. 며칠째 주사를 맞고 약을 먹는다. 그날 낮, 우리는 가슴이 무너져 흘렀다. 전화를 부둥켜잡고 엉엉 울었다. 수년만의 연락들이었다. 장례 뒤 형제들은 앞날을 논의했다. 타산은 거기에 끼지 않았다. 그의 아이들도 서로를 찾고 돌보기 시작했다. 그런 선물을 남기고 가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