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9. 5.

한 소리


결국 한 소릴하고 말았다. "정말 좆같은 체계네요." 그 의사에게 무슨 죄가 있을까. 그도 그저 하나일 뿐이다. 저런 저급한 말은 더구나 용서받을 수 없다. 허나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정말 견딜 수 없을 것 같았다. 일주일 째, 우리는 각종 불합리에 시달려야 했다. 중복 검사, (건물과 층을 오가야 하는) 외래실과 병동 뺑뺑이, 식사 전달 오류, 과다 비용, 주차 문제 등등. 직원들에게 그곳은 잠시 들렀다가는 정류장인 것처럼 보였다. 무성의, 무신경. 누적된 분노가 터졌다. 어쩌랴. 이미 끝났다. 수술도, 전신 마취에서 깨어나는 일도, 금식도 모두 끝났다. 의사를 찾아 무례를 고백했다. 아버지는 조금씩 걸어본다고 일어나셨다. 그 뒤를 가만히 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