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3. 15.

카페



1. 북촌 쪽 갤러리들을 둘러볼까 나섰다가 바람이 너무 불어 동네 카페로 몸을 숨기듯 들어왔다. 

2. Flaming Lips의 [King's Mouth]를 오전부터 귀에 꼽고 있다. 세 바퀴째 돌고 있을까.

3. 아버지의 허리 수술과 무무의 중성화 수술이 공교롭게도 한 주에 있었다. 두 사건은 이후 우리 가정에 각기 얼마간의 변곡을 가져오게 될 것이다.

4. 옆 테이블의 커플이 마주 앉아 각자의 독서를 하고 있는데, 저 장면을 흘깃 바라보노라니 괜스레 내 마음이 따뜻하고 노르스름한 것으로 차오르는 기분이 든다. 

5. 오랜만에 흑당의 맛이 그리워져 블랙슈가라떼를 시켰는데, 허 참, 에스프레소가 안에 안 든 거다. '카페'블랙슈가라떼를 시켰어야 했던 건데 평소 뜨아나 바닐라라떼 밖에 좀처럼 사먹질 않아선지, 카페에서라면 (곡물 라떼나 과일 음료가 아닌 한) 에스프레소는 기본으로 바탕이 되는 것이라는 생각이 내게 자리했나보다. 전혀 의심없이 받아들고 한 모금 마셨다가 메뉴판을 다시 돌아보고서야 이를 깨닫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