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3. 12.

이세돌


승부보다 인상적이었던 건 이세돌의 얼굴이었다. 한 수 한 수 혼을 담아 올리듯, 무게있지만 가늘게 떨리던 손도. 대국이 끝나고 냉철히 자신의 패배를 인정하며, 또한 상대의 높은 실력을 겸허히 수용하며 멋쩍게 웃어보일 땐, 심쿵했다. 바둑은 모르지만, 실력에 비례에 인성도 함께 오르는 드문 스포츠가 아닌가 생각했다. 저 깨끗함, 저 안간힘을 보여준 것만으로도 그는 충분히 자기 일을 다 했다. 남은 대국도 몸관리하며 잘 치러냈음 좋겠다. 저 태도까지는 인공지능이 가져가지 않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