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3. 5.

언덕길


한 친구를 보았다. 자전거로 언덕을 오르고 있었다. 나는 그가 등지는 방향으로 내려 걸었다. 거리가 좁혀오자, 아뿔사, 짐칸에 또래의 여학생이 걸터 앉아 있는 게 아닌가. 대단했다. 혼자 오르는 것도 난 힘들었을거다. 좀 벌겋긴 하나 큰 힘겨움이 배진 않은 얼굴. 한 방향으로 가지런히 모아진 여학생의 다리. 그녀는 마이쮸 같은 것을 까 남자의 입에 가져갔다. 덥썩 낚아 물고 그는 페달질에 더욱 열을 가했다. 예뻤다. 한 조각 꽃망울을 본 듯 했다. 마음에 오래 새겨두고 싶은 장면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