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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4. 7.

온 식구 코로나 확진

아이까지 온 식구 코로나 확진이 되었다.
 






 

2022. 4. 4.

2022 시즌 마킹

2022 시즌 마킹은
이종성과 오현규로






2022. 3. 31.

시와 첫돌

2022.3.31. 
시와 첫돌











2022. 3. 26.

건선증

레이먼드 카버 시집 번역본이 (드디어) 출간되었다.
기쁨에, 시를 한편 적어보았다.





건선증
                                                                                     

처음에 그는 그것이 그저 각질인 줄로 알았다
두툼하게 떨어지고
부분에서 부분으로
그러다 부분이라 할 수 없는 너비로 번져가는
피부들을 떼어내며 그는 그곳에 나쁜 생물이 살고 있다고 확신했다
더 이상 손 대기를 멈추고
이 나쁜 생물을 처치해야 했다 그것이 그의 할 일이었다
그는 갑자기
아주 정돈된 삶이 살고 싶어졌다
순서와 절차가 있고
이행과 불이행의 단순한 판정만이 존재하는 멸균의 세계
그는 그의 몸에 기거하는 나쁜 생물들을 그려보며
전류가 흐르는 듯했지만 그 생물이 몸 안에 기거한다는 사실 자체를
부정하려 하진 않았다
똑바로 보려고 했다
똑바로 보고
똑바로 죽이겠노라고
다짐했다

2021. 12. 16.

2021. 6. 26.

중력


1. 시와가 태어난 지 90여 일이 흘렀다. 모두가 그러할 것처럼, 우리에게도 여러 변화들이 찾아왔다. 작고 소중한 존재에 대한 '구체적' 감격, 애틋함. 그를 바라보며 샘솟는 '질적으로 새로운' 책임감. 그러나 한편, 현실로부터 10센티 정도 붕 뜬 상태의 생활감으로 줄곧 살아왔던 내게, 출산 및 본격 육아의 지난 90여 일은 현실의 준엄한 중력을 절감케 하기에 충분한 시간이기도 했다.

2. 피로. 우선 육체의 피로. 그로 인한 정신의 아둔함. 마치 '지속-멈춤-다시 지속'이라는 단락과 매듭이 이제 돌아오지 않을 것 같은 막막함. 그로 인한 천천한 존재의 균열. 이어지는 시간들. 다시 피로. 육체의 피로. 그로 인한 정신의 아둔함. 존재의 조각들이 하나씩 상실되는 기분. 

3. 말할 필요 없이 내 자식은 아름답다. 나와 아이 사이에 충분한 시간이 축적되지 않았더래도, 이 생명과 마주한 그 최초의 시간부터 우린 흡사 신경망처럼 즉각 연결되어버렸다. 응당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내 가장 아끼는 것을 당장 내어 놓아야 한대도 전혀 아깝지 않을 존재로 계속될 것이다. 그러나 사랑의 문제와 분리되는 이 존재론적 부스러짐이란, 전에 미처 그 폭과 종류를 감히 예상하기 어려웠던 것이었다. 한동안은 이 당혹감과 살아가야 할 것이다.  






2021. 4. 18.

이시와 탄생

 


2021. 3. 31. 이시와 탄생하다.











2021. 2. 21.

두 아기, 시와 무무


1. 출산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밖을 향해 밀어내는 아기 힘 자국이 이제는 육안으로 보인다. 온몸으로 겪어내고 있는 아내에게 감사하고 미안한 마음이다. 출산의 불안 또한 비교할 수 없을 무게로 아내 편이 더 감당해 내고 있을 것이다. 돌아보면 나는 고작 약간 분의 역할만 하고서는 이런저런 말을 붙여 저 불균형을 무마하려 해왔던 것 같다. 미안하고 부끄럽다.  

2. 무무가 슬개골 탈구 판정을 받았다. 일하던 중 아내로부터 소식을 들었다. 아내는 수의사가 이런저런 설명을 하는 동안 아무것도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고 한다. 곧 눈물이 터져 나왔다고 한다. 그 반면, 그 소식을 들은 나는, 아니 도대체 왜?라는 생각을 먼저 했다. 산책도 무리하게 시키지 않았고, 줄 수 있는 가장 건강한 음식을 주었고, 미끄러질세라 거실에 카펫도 깔아주었는데 왜 탈구가 온 거야? 

3. 아내는 가슴으로 먼저 받아들였고, 나는 머리로 먼저 받아들인 것이다. 이번에도.

4. 우선은 무무에게 수술을 가하지 않기로 했다. 장삿속을 최대한 덜어내고 오직 강아지의 의학적 상태만 살펴 재활 또는 수술을 권한다-고 세간에 평이 난-는 병원을 아내가 어디서 알아냈다. 6월 중순에나 진료를 볼 수 있는 병원이라고 한다. 그전까지는 무리되지 않는 산책, 생활습관 개선-가령 두발로 일어서기 금지 등-으로 재활과 관리를 해주어야 한다. 




2020. 12. 15.

2020. 8. 17.

아빠가 된다

아빠가 된다. 기쁘고 두려운 마음이 동시에 든다던데, 이상하게 벅차오르는 기쁨뿐이다. 아직 내 마음을 잘 모르는 걸까. 하여간 이 느낌을 어떻게든 정리해두어야겠다. 달리 좋은 방법을 몰라 캠코더를 꺼내들었다. 스스로 얼굴과 음성을 기록했다. 짧은 생각들과 많은 머뭇거림이 레코드되었다. 생각날 때마다 일기장 삼아 꺼내기로 하였다. 말이 하지 못하는 것은 표정이 할 것이다. 표정이 하지 못하는 것은 침묵이 할 것이다.







2020. 7. 5.

추하고 더럽고 미천한



1. 아인이와 재인이를 만났다. 재인이가 세상에 난 지 한 달쯤 못되었을 때가 마지막이었으니 8개월 만이다. 그 사이 세상은 거대한 전기를 맞아 둘로 나뉘었다. 이 천진한 것들은 몸집이 약간 불고 자기표현을 좀 더 분명한 쪽으로 내뱉을 수 있게 되었으되, 둘로 나뉜 세상의 변화를 감지하지는 못하는 것 같았다. 저 예쁘고 티 없는 웃음을 바라보고 있자니 그 사실에 깊은 유감이 들었다. 부끄럽고 미안했다. 밥을 다 먹고 아이스크림 가게로 나서는 길에 아이들은 제게 어울리는 귀여운 마스크를 착용했다. 밥을 먹으면서, 길을 걸으면서 나는 이 얼굴들을 여러 장 사진에 담았다. 하여간 이 근원적 체제를 생성하고 유지하고 떠받드는 무수한 생활 가운데 있는 한 어른으로서 깊은 죄책감이 들었다.  

2. 서울아트시네마를 찾았다. 기타노 다케시의 [그 여름 조용한 바다]를 스크린으로 보고 싶어서였는데, 아인 재인과의 식사가 일찍 끝나, 그 전회차 상영 시각도 채 되지 않아 도착하게 되었다. [추하고 더럽고 미천한](에토레 스콜라)이란 (내게는 듣보잡의) 영화가 상영될 참이었다. 볼까 말까 하다가 열감지 카메라를 통과한 김에 그냥 보기로 했다.

3. 에밀 쿠스투리차 [집시의 시간]과 배창호 [꼬방동네 사람들]을 떠올리게 하는 구석이 있었다. 공간의 설정과 등장하는 캐릭터(도시빈민들)의 인상 때문이다. 앞선 두 영화를 그닥 좋아하는 편은 아닌데(그냥 취향에 안 맞아서), 이 영화는 그냥저냥 보는 재미가 있었다. 일단 한정된 공간(도시 중심과 유리된 언덕배기 빈민가)에서 모든 사건이 이루어진다. 그리고 (그야말로) 혼돈의 가족(이라 부를 수밖에 없는 이들)만이 등장하여 이 모든 소란을 이끌어간다.

4. [집시의 시간]에 있는 것이 여기도 있었다. 마술적 리얼리즘 같은 것이랄까?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정서가 하여간 여기에도 있다. 복잡한 가계도(라 쓰고 개족보라 부른다)도 그것이거니와 예측 불가능한 지점에서 터지는 B코드 유머(분명 죽었어야 마땅한 아버지가 살아났다!)에 더해 반복되는 몽환적인 음악(지나치게 반복적이어서 한동안 귓전에 맴돈다)에 기인한 것이라는 생각이다. 이 모든 불협화음과 동시에 '사실적'이다. 그래 저럴 수도 있지.

5. 극장을 나서 삼청동으로 걸었다. 학고재 전시를 보고 싶었는데 7시가 넘어 도착해 문을 닫았다. 바로 옆 블루보틀에서 머그잔을 사고 핫초코를 마셨다. 자신들이 생산하는 음료에 자부심이 높은 점원은 나더러 뚜껑을 주지 않겠다고 선언하면서 그 까닭으로 우유와 함께 마셔야 제대로 풍미를 느낄 수 있다는 논거를 달았다. 나는 곧바로 수긍했다. 한 잔의 음료일지언정 저 정도의 단호함과 떳떳함이라면 충분히 그 의지를 따라야 하는 게 맞는 처사일 것이었다.





2020. 6. 22.

수원 또 패배


수원삼성의 대역전패를 지켜보면서 매우 참담한 심경이 되었다. 경기가 끝나고도 한동안 마음을 진정하지 못했다. 한두번 겪는 일이 아니지만 패배는 늘 똑같이 쓰리다. 쓰리고, 서글프고, 억울하다. 내가 어째서, 무슨 까닭으로 이 팀에 이렇게까지 마음을 주고 있는가. 불현듯 승패가 없는 세계에 몸을 누이고 싶다는 욕망이 솟구쳤다. 가까이 보이는 무무를 끌어안는 일 외엔 그 즉시 다른 도리가 없었다. 그 일이 작은 안정을 주었다. 그랬으되 상쇄가 되지는 못했다. 




2020. 6. 7.

열차의 도착 Arrival Of A Train At (2016)


열차의 도착 Arrival Of A Train At, 스테레오 영상, 단채널, 약3분, 2016




2020. 6. 3.

드로잉들


George Floyd. 종이에 연필. 2020

명상. 종이에 연필. 2020

그녀의 그녀. 종이에 연필. 2020

그리는 남자. 종이에 연필. 2020

바라보는 남자. 종이에 연필. 2020

봄 나들이 장소 고민하는 아내. 종이에 연필. 2020

소. 종이에 연필. 2020

소녀. 종이에 연필. 2020

바라보는 남자2. 종이에 연필. 2020